사람에 관심 많은 수학 선생님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쳤다. 하지만 더욱 관심이 가는 건 사람이었다. 사람들과의 교류가 좋았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게 행복했다. 축 처진 어깨에 힘없는 표정의 학생들은 늘 신경이 쓰였다. 심리학 공부까지 하며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애썼지만, 개인의 힘만으로는 넘을 수 없는 한계를 느끼고 절망하기도 했다. 이즈음에 본인의 삶에도 적신호가 왔다. 몸도 마음도 아팠다. 그렇게 도시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늘 꿈꾸던 자연으로 향하기로 했다.
이토록 멋진 자연이라면
농촌 생활이 힘들다고 느낀 적은 별로 없다. 마을의 막내로서 어른들께 공손하게 인사한 것밖에 없는데, 이웃들은 가족처럼 도움의 손길을 끊임없이 보냈다. 수많은 도움과 정성으로 살 곳, 먹을거리, 할 일까지 순탄하게 해결되었다. 그저 감사할 일들이 매일매일 생겼고, 이전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소소한 것들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잔잔한 바람, 작은 풀벌레 소리, 꽃에 달려드는 벌, 꽃이 지는 모습을 보며 느끼는 슬픔 등 자연에서 많이 배우고, 많이 느꼈다. 나도 모르는 나를 발견하며 어느덧 몸과 마음도 서서히 회복하기 시작했다.
이제, 무엇을 하며 살까
여유롭고 평온한 자연 속 삶이 그리웠지만, 머릿속에는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들이 가득했다. 소규모 농사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시작했다. 농촌에서의 크고 작은 일을 효율적으로 해내려면 트랙터가 필요했지만, 고가의 기기라 대여 트랙터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농사일이 몰리는 시즌에는 원하는 날짜에 사용할 수 없을 때도 있고, 갑자기 비라도 내리면 어렵게 대여한 트랙터를 쓰지도 못하고 반환해야 하는 등 불편함이 컸다. 그러던 중 TYM에서 진행하는 ‘청년 농업인을 위한 트랙터 기증 프로젝트’를 알게 되었다. 두 번 생각할 이유도 없었다. 농업인으로서 새 삶을 시작한 사연을 쉼 없이 써 내려갔다. 그렇게 트랙터를 기증받는 기쁨을 누리게 된 것이다.
TYM 트랙터로 달라진 일상
원래 트랙터의 브랜드나 종류에 크게 관심이 없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입 브랜드를 선호하는 사람들 이야기도 종종 들었지만, 직접 비교해보니 같은 마력일 때 브랜드별로 기능적인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련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레드 컬러, 든든한 케빈과 안락한 시트, 즐거운 음악을 들으며 쾌적하게 일할 수 있는 내부 기능까지 갖춘 TYM 트랙터는 더할 나위 없었다. 대여 트랙터로 작업할 때는 케빈이 없어서 마치 혹한기에 야외 취침하는 느낌으로 작업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증받은 트랙터는 편안한 시트와 케빈 덕분에 안방에 앉아 작업하는 듯 훨씬 편해졌다고 한다. 생산성은 좋아졌고, 농사일은 더욱더 재미있어졌다. 개인적인 여가가 늘었고, 트랙터가 없는 이웃의 일도 손쉽게 도와줄 수 있게 되었다.
받은 만큼 나누고 싶어요
치열한 경쟁과 바쁜 도시 생활에 대한 피로도가 컸던 탓에 주변 사람들과 함께 행복해지는 삶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시골에 정착해서 도움을 받고, TYM 트랙터를 기증받았을 때처럼 자신도 남들에게 나누고 싶었다. 트랙터 덕분에 풍요로워진 일상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첫 수확물을 TYM에 전했다. 하지만 더 필요한 곳에 잘 쓰이기를 바란다며 사회적 기업인 히즈빈스와 직접 연결해 주었다. 그렇게 수확한 밀가루는 더 필요한 곳으로 보낼 수 있었다.
함께 행복한 사회를 꿈꾸며
청년 농부 곽동주 씨는 꿈과 계획이 많다. 앞으로도 사회적 기업 히즈빈스에는 매년 무농약 밀가루를 기증할 계획이다. 더불어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관 산업에도 관심이 많다. 몇 년 전에는 해바라기꽃 단지 7천여 평을 조성해서 수많은 관광객을 맞이하기도 했다. 지금은 대구 외곽에서 특수 학교 장애 학생들을 위한 자연 체험 공간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기증받은 트랙터는 이번 프로젝트 준비에도 큰 역할을 해내고 있다. 해바라기의 화사함을 닮은 마음으로 함께하는 행복을 실천하는 젊은 농부의 다음 행보도 사뭇 기대된다.